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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긴 프란치스코 교황..퇴원 시점은 미정

기사입력 2025-03-11 14:21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병상에서 자신의 즉위 12주년을 맞이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으로, 2013년 3월 13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자진 사임 후 교황직을 이어받았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76세로, 고령과 건강상의 문제로 교황직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특히 그는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했었기 때문에 교황직의 격무를 견디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 모든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교황직을 맡은 이후로 빼곡한 교황청 업무를 소화하며 국제적인 사목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교황직을 수행하는 동안 전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하며 교회와 신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2022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싱가포르 등 두 대륙에 걸쳐 4개국을 방문하며 3만3천㎞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의 활동은 '지칠 때까지 일하는 교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은 그의 몸 상태와 나이를 고려하여 적절한 휴식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은 쉼 없이 일정을 소화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교황청에서는 그의 피로를 우려했지만, 교황은 휴식을 거부하고 업무를 계속했다. 그가 보낸 일정은 교황직을 수행하는 다른 이들과 비교해도 매우 고된 것으로 평가됐다. 교황의 건강은 4년 전부터 점차 악화되기 시작했다. 2021년 7월, 그는 결장 협착증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2023년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2022년 봄부터는 오른쪽 무릎 상태가 악화되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해야 했다. 2023년 12월에는 연이어 두 차례 낙상 사고가 발생하면서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교황의 건강 상태는 그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22년 12월 24일,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2025년 정기 희년 개막을 선언하는 중요한 행사에 나섰다. 당시 날씨는 매우 추운 겨울바람이 불었고, 교황은 장시간 야외에 노출되면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우려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은 교회와 신자들에게 희년의 시작을 알리며, 교황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황의 건강에 대한 경고 신호는 2023년 12월부터 뚜렷해졌다. 그는 기관지염 증세를 보였고, 2023년 2월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미사 중 강론을 하던 도중 호흡 곤란을 겪으며 강론을 중단해야 했다. 이러한 증상은 그의 상태가 심각해졌음을 암시했다. 교황은 이후 바티칸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물며 회의와 일정을 진행했지만, 병세가 계속 악화되자 결국 2023년 2월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입원 후, 교황은 양쪽 폐에 폐렴 증상이 확인되어 더욱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 젊은 시절 폐의 일부를 절제한 교황은 겨울철마다 호흡기 질환에 시달려왔고, 그때마다 스테로이드제나 항생제로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면역력이 저하되어 치료 반응이 느려졌고, 교황청은 그의 건강 상태가 위중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병원에서는 교황의 장례 준비까지 고려할 정도로 그의 상태가 위급했으나, 그 이후 상태가 서서히 호전되기 시작했다. 2023년 2월 4일부터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더 이상 생명이 위협받지 않는 상태로 회복됐다. 교황청은 2월 10일, 교황의 건강 상태가 더 이상 위급하지 않다고 발표했으며, "신중한 예후"라는 이전의 진단을 해제했다.

 

하지만 교황은 추가 치료를 위해 당분간 병원에 머물러야 한다. 이에 따라 13일, 즉위 12주년을 맞이하는 교황의 모습은 병상에서만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2월 6일 첫 음성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걱정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으나, 그의 목소리는 힘이 없고 발음이 어눌했으며 숨이 가빴다. 교황의 폐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의 활동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퇴위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교황은 즉위 초기에는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을 존중한다고 밝혔으나, 최근에는 교황직이 종신직임을 강조하며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그가 다시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어, 그의 향후 거취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병상에서도 교황청의 주요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국무원 국무장관인 에드가 페냐 파라 대주교 등과 수시로 만나 교황청의 주요 사안을 처리하고 있다. 교황의 즉위 12주년을 맞이하면서, 그의 건강과 향후 거취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주목을 받을 것이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